

나랑 밍밍이는 매주 토요일/일요일 양일 중에 하루는 쓰레기를 주우러 나간다. 그렇게 하기로 했다.
정해진 장소는 없다. 어느 날은 동네 공원으로 어떤 날은 사는 아파트 주변으로 '쓰레기를 주우러' 간다. 내 기준에서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밍밍이한테는 아주 특별한 날이다. 우리가 일주일에 한 번 쓰레기를 줍기로 결정한 이유는, 자기 전에 내가 읽어줬던 어떤 책에서 '사람들이 참치를 잡기 위해 설치해 놓은 그물에 돌고래가 걸려 죽고 있고 그 개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탓에 유럽 어느 나라에서는 참치 캔을 먹지 말자는 No Tuna 운동이 있기도 했고, 어떤 학교에서는 참치는 더 이상 아이들 음식의 재료로 구매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기도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날 그 책을 읽고 밍밍이는 한참 동안이나 잠에 들지 못했다. 왜 사람들이 돌고래를 잡으며, 잡힌 돌고래를 발견하면 바로 그물을 풀어서 놓아주면 되지 않느냐, 나는 이제부터 생선을 먹지 않겠다 등등...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돌고래가 없어지고 있다는 부분이 꽤나 충격적이었나 보다. 밍밍이한테는 직접 참치잡이 배 그물을 끊을 수는 없지만 돌고래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고 그것 때문에 밤을 새울 기세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 밍밍이를 재우기 위해서(라고 하면 뭔가 이유가 하찮아 보이지만..) 내가 밍밍이에게 제시한 해결책은 이랬다.
"우리 둘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치우면 그 쓰레기라도 바다로 가지 않아서 돌고래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해서 시작된게 매주 주말 쓰레기를 주우러 가기이다. 맞다. 사실 내가 봐도 이건 돌고래를 도와주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 바다에 가서 쓰레기를 줍는다면 모를까. 그렇지만 어느 책에서 읽었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문구처럼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기로 했고 그렇게 했다. 벌써 3주차다. '이렇게나마 돌고래를 도와주자' 식의 자세가 아니고, 주말은 쓰레기를 줍는 게 습관이 된 다음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들판으로 우리의 활동 거리를 확장시켜가기로 했다. 예를 들어 '산으로 쓰레기를 주우러 가자'라고 하면 그건 동네 뒷동산이 될 수도 있고 지리산, 한라산이 될 수도 있는 거다. '쓰레기를 줍는다'라는 단순한 주제에서 장소와 위치를 바꾸어 이걸 무한대로 확장시켜낼 계획이다.
밍밍이가 어린 마음에 아빠가 하자고 하니까 그냥 하는 것 일수도 있고, 조금만 더 크면 쓰레기를 줍는게 뭐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밍밍이가 어려서부터 성인 또는 성인 무렵까지 꾸준히 뭔가를 해 낸다면(남이 보기에 그게 사소한 것이라도) 분명 그거는 성인이 돼었을 때,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주변을 보살필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는데 도움이 되 줄 거라고 믿는다.
와중에 후쿠시마 원전수를 바다에 버린다고 하니, 이거 참 뭐라 할말이 없다...
밍밍이한테 뭐라고 말해줘야 하나.... 다 커서 알게될 때까지 그냥 말하지 말아야겠다..
"아이들은 아무 잘못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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