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 - 어항 그리고 물고기 - 1편
5세에서 7세 정도 아이를 둔 부모님이라면 다들 한번 씩은 거쳐 가는게 애완 동물 또는 애완 곤충 키우기 아닐까? 태어날 때부터 반려 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다. 여느 엄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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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이야기 요약은 이 정도이다.
1. 이마트 수족관으로 인해서 반 강제로 물생활 시작
2. 초보자용 어항은 쓰레기
3. 죽으면 아이한테 뭐라고 설명하지 고민됨
4. 한 마리가 새끼를 6마리나 낳음. 적잖이 감동 받음
너무나도 놀라웠던 생명 탄생의 순간을 목격한 후, 와이프랑 나는 더욱 바빠졌다. 여러 가지 의문점들 : 아기 물고기와 어미를 한 어항에서 키워도 될지?(어떤 물고기는 어미가 먹인 줄 알고 잡아먹기도 한다고 들은 거 같았다) , 물고기 밥은 어떤 걸 줘야 하는 가? , 물 온도가 춥거나 덥거나 한건 아닌지? 우선은 풍선 몰리는 엄마 물고기와 아기 물고기 격리는 필요 없다고 했다. 그리고 물고기 밥은 엄마 물고기가 먹던 걸 잘게 갈아서 주었고, 물 온도는 기존과 동일하도록 유지만 시켜주었다.
어항 바닥에서 힘겹게 숨을 고르던 녀석들이 어느덧 쬐만한 지느러미로 헤엄을 치면서 어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기 물고기는 총 5-6마리 정도가 태어난 것 같았는데 이중에 두 마리는 결국 바닥에서 떠오르지 못하고 떠나갔다. 나와 와이프는 아기 물고기가 태어나고 나서부터 더 바빠지기 시작했다. 물도 더 자주 갈아줘야 했고 행여나 아기 물고기들이 더 떠나갈까 봐 자주 녀석들의 위치를 어항에서 찾아 확인하곤 했다.
어항 물을 갈아줄 때마다 밍밍이는 뜰채를 낚아채며 내가 잡겠다, 내가 건져 내겠다, 내가 옮겨 보겠다아아아아 한바탕 난리 부리며 실랑이를 하곤 했다. 그때마다 물고기들 다치면 안 된다고 구경만 하게 한 게 조금 서운했는지 괜히 짜증을 내기도 했었다.
처음 물고기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적어도 나는) 아이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책임감 등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겠구나, 번거로운 일이 많아지겠지만 이왕 키우기로 한 거 잘 키우자 는 뜻으로 서로를 말없이 응원했던 거 같다. 그래서 와이프가 알아서 어항 물을 갈아줄 때는 참으로 기특했다. 하지만 새 생명이 태어나고 약 1주 정도 후부터 의지와는 다르게 어항 속 녀석들은 점점 움직임이 둔해지더니, 아침마다 한 두 마리씩 죽기 시작했다.... 이때는 슬픈 감정보다도 답답한 마음이 컸던 기억이다. 어떻게 해줘야 할까, 뭘 잘못한 걸까... 결국 마지막 어미 물고기 한 마리를 끝으로 우리 집 물생활은 끝이 나버렸다.
마지막 물고기가 죽던 날, 밍밍이한테 죽음, 이별에 대해서 과연 어떤 방식으로 말해줘야 할까 고민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물고기를 건져 올리고 있었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고 죽는단다. 죽음에 대해서는 아빠도 잘 모르지만 우리 이 물고기를 아파트 화단에 잘 묻어 주자꾸나' 정도를 머릿속으로 되뇌며.
그런데 어항 속에서 속절없이 떠다니던 녀석을 뜰채로 건져 올리는 순간, 밍밍이가 그 자리에서 폴짝 뛰면서 이렇게 말했다.
" Finally I can touch the Fishhhhhhh!!! So exciting!! "
와이프나 나나 둘 다 순간 얼음이 되고 말았다. 솔직히 말하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물고기를 키우는 동안 밍밍이는 어항 속에서 움직이던 물고기를 손으로 만져보는 게 정말 하고 싶었던 거다. 생명의 소중함, 책임감, 새 생명의 탄생 등 우리가 기대했던 그런 건 애초에 없었던 거고, 우리 욕심이었던 거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오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와 함께 한 달간 유럽 일주를 하고 돌아온 엄마 아빠가 아이들에게 '어디가 제일 좋았어?'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에펠탑 근처 노천 카페 또는 콜로세움의 웅장함 등을 기대하던 부모에게 애들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 비 오던 날 엄마 아빠랑 빨래방에서 얘기했을 때요. 어딘지는 기억 안 나는데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나는 그날 물고기를 아파트 화단에 묻어주는 내내
나도 모르게 아이를 내 기준에 맞춰서 키우고 있진 않을까? 내가 바라는 대로 생각해 주기를 기대하는 건 아닌가? 고민하고 있었고 밍밍이는 끝까지 본인이 묻어주겠다며 만져도 되냐고 한 열 번은 물어봤던 거 같다.
밍밍아, 천천히 자라주렴
"아이는 아무 잘못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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